우리 아이들은 꽤 늦게 잠자리에 드는 편이다.
아무래도 아빠가 집에 돌아와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내일을 준비하느라 이것 저것 정리하다 보면
밤 12시를 훌쩍 넘기게 된다.
성장 호르몬이야 어찌되었건
아이들 스스로는 알바 아니다.
아무래도 늦게까지 놀다보면
자기 체력의 한계를 넘어갈 때가 많다.
그래서 아주 늦은 밤에 씻기고 양치를 하려면
가끔 아이들 잠투정 때문에 곤욕을 치르게 된다.
어제는 온유의 잠투정 때문에 결국
다 큰 아이를 침대에 눕혀서 양치질을 도왔다.
“나 임신했을 때 오빠가 나한테 이렇게 했는데.”
그모습을 보던 명경이 내게 말했다.
“정말?”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그러고 보니 아내는 임신 후 잠이 쏟아졌다.
그리고 그 때는 직장에 다니던 시절이라
퇴근후 골아 떨어지기 일쑤였다.
이가 상할 까봐 아내를 달래고 달래다가
침실에 바가지를 들고 와서 양치를 시키고, 바가지에 입을 헹궈서 침을 뱉게 했다.
당시에는 남편이라, 아내를 돌본다는 생각에서 그렇게 한 것 같은데
지금은 두 아이를 돌보느라 둘 다 동역자로 여기고 있었던 것 같다.
그 때는 내가 아빠가 되고, 아내가 딸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아내만 엄마고, 나머지는 다 아이들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를 더욱 사랑해 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내는 요즘 유난히 자신이 늙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내가 찍어준 사진을 보면?예전에 비해 많이 늙었다는 말을 하곤 한다.
나는 여전히 아내가 예쁘다고 생각한다.
결혼 한 후 시간이 흐를 수록 내 눈에는 더욱 예뻐 보인다.
만일 아내가 늙었다면 그건 아이들을 돌보느라 그렇다.
그렇다면 아내의 늙음은 곧 아름다움이다.
내게는 언제까지나 예쁘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