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라는 말

지금도 온유는 꿈이 화가일 정도로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지만,
온유가 네 살일 때,
정말 그림그리기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한동안 정체모를 선만 그어대더니
이젠 제법 동그라미도 그리고,
눈, 코 모양도 그려댑니다.

도서관에 있는데 아내에게서
사진 한 장이 왔습니다.
제목은 ‘온유가 그려준 엄마’입니다.
부러운 마음에 제 그림도 부탁했더니
잠시 후 사진이 도착했습니다.
나름 팔과 다리에 귀까지 있네요.

아이가 난생 처음 그려준 제 얼굴을
한참 보고 있는데,
아내가 이번에는 아이의 동영상을
보내왔습니다.
동영상 속 온유는 그림을 그리고는
“아빠가 이 그림을 보면 정말 좋아하실거야!”
라며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온유야, 아빠 예쁘게 그려줘서 고마워!”
아이에게 고맙다고 말하자,
아이는 세상 모든 것을 얻은 듯
신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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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온유는 종이만 보면 그림을 그려
누군가에게 선물을 하려고 합니다.
아직 말도 잘 못하는 소명이부터
동화책에 나오는 전설의 멧돼지와
구로구 온수동에 살고 있다는 늑대도
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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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전, 이 그림이 완성되면
전설 속 멧돼지와 구로구에 사는 늑대에게
그림을 주러 다녀와야 한답니다.
‘고맙다’는 말을 아이에게 꼭 전해줘야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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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그림을 그려주는 아이에게
가짜 우체부 노릇을 하며,
매번 고맙다고 말하는 것도 슬슬 꾀가 납니다
역시, 아빠 노릇은 쉽지 않아요.
그래도, 실은 오늘도 이렇게 말할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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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유야! 고마워!
오늘도 이렇게 아빠 곁에 있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