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께
엄마 아빠 많이 힘드시죠?
우리가 거의 편지가 없었죠?
그래서 쓴 거예요.?
사랑하고 축복하고 감사드려요.?
우리가 많이 컸어요.?
그런 게 엄마 아빠 덕분이예요.
우리가 이제 엄마 아빠 말씀 잘 듣고
행복하고 복된 가족이 되어요.
엄마 아빠 최고.
우리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엄마 아빠 늙지마세요.
우리가 처음으로 엄마 아빠께
이렇게 긴 편지를 썼네요.
우리를 낳아 주셔서 감사하고 행복해요.
우리 함께 살아요.
온유 소명 올림.”
?
방에서 자기들끼리 웃으며
쓴 편지를 내밀었습니다.
우리가 분명 좋아 할 거라는 확신을 가진 표정으로.
아이들이 많이 자랐습니다.
?
어제는 희철이 엄마에게서?
또 언제 놀러 올 거냐고.?전화가 왔습니다.
며칠 전 아이들을 데리고 희철이의 지하방에 놀러 갔습니다.
방안 가득한 아이들의 웃음에 희철이와 어머니도 좋았나 봅니다.
나중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온유가 이것저것 물었습니다.
?
“희철이 오빠는 우리를 보고 부끄럼을 타나 봐.
계속 몸을 비틀어.”
“응. 온유야. 희철이 오빠는 몸이 아파서 그런 거야.”
“그런데 몸이 아픈 사람들은 모두 집이 작아. 지난번에 찬영이네도 그랬잖아.”
“온유가 그렇게 몸이 불편한 사람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 불쌍해?”
“응. 그런 생각이 들어.”
?
“온유야 엄마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멋지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프거나 불편한 데가 하나도 없어도 마음이 병든 사람이 많거든.
자신은 부끄럽거나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다른 사람이 불쌍하다고 생각하면 어떤 마음이 들까?
몸은 불편하지만?
장애에도 불구하고 멋지게 살아가는 사람을 엄마는 멋있다고 생각해.
엄마의 아빠, 그러니까 온유의 외할아버지도 앞을 보지 못하는 분이셨거든.
그런데 얼마나 멋진 분이셨는지 몰라.”
?
아내가 아이들에게 들려준 이야기가 좋았습니다.
아이들도 자라고, 나도 자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