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이는 모든 게 처음이라
척척 해내는 모습을 보고도
그게 당연한것처럼 여길 때가 많지요.
때로는 엄격하게 대하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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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유가 어릴 적에 아내 명경이 펑펑 울면서?
전화 온 적이 있습니다.?
아이가 자다가 소파에서 떨어졌다고
우는 아이를 부등켜 안고 한참을 울었다고 합니다.
온유가 처음 고열로 아파했을 때
늦은 ?밤에 병원과 약국마다 뛰어다니며 문을 두드렸습니다.
네 살 된 온유가 간판에 붙은 글자를 읽을 때는
이 나이가 되면 글자를 읽는구나 생각했구요.
부모인 우리도?모든 것이 낯설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기준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부모로서 만나는 모든 것이 처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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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둘째는 모든 것이 보다 여유롭습니다.
당황하거나 긴장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한 번은 경험해 본 모습들이기에
이제는 비교할 대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소파 보다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제법 여유롭게 상황을 바라볼 수 있지요.
첫째를 키워본 경험 때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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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둘째로 태어났습니다.
어릴 적에 이것저것 항상 형이 먼저 가져가는 것 같아서
동생은 왜 이렇게 불공평한 존재인지 불평했는데
아이를 키워보니
동생으로 태어난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첫째에게는 늘 안쓰럽고, 미안하고
둘째는 늘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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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유는 동생 소명이를 붙잡고
학교놀이를 한다거나, 미션을 만들어 주곤 합니다.
덕분에 어와나를 배우지도 않은 소명이가 누나를 따라
창세기-출애굽기 ?성경 노래를 다 외우기도 했지요.
그리고 요즘은 받아쓰기 놀이에 흠뻑 빠져서
소명이가 누나 덕분에
글자를 하나 둘 읽는 모습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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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제 우연히 찾은
동영상을 보고 온 가족이 배곱 빠지도록 웃었습니다.
온유가 5살이었던 3년 전에도?
지금과 똑같은 모양으로
소명이에게 학교놀이를 하고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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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그게 아니고
이렇게 쓰는 거야.”
?
“온유야 무슨 글자 가르쳐준 거야?
온유도 글자 잘 모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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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소명!
가 써봐 가.
가 써보라니까.”
?
“소명이가 어떻게 가를 써.”
?
“소명아 나 써봐 나.”
?
“소명이가 어떻게 나를 써.”
?
“엄마~ 여기에(책상 위에) 낙서했다! 낙서했다!”
?
그때는 이제 다 큰 아이인 것처럼
온유를 바라보았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온유에게는
늘 동생 소명이를 챙기고 아껴주라고 말했었는데
동영상 속 온유의 몇 년 전 모습을 보니
단지 첫째로 태어났을 뿐,
온유도 아직 어린아이였습니다.
?
아이들을 보며 아내는?
‘오늘이 가장 좋을 때’라고 자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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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 좋은 때가 따로 있을까요?
오늘이 사랑하기 가장 좋은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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