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전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국장님으로부터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 받았습니다.
전시회에 내건 사진들?대부분이 판매되었고
덕분에 현지 사역에 많은 도움이 될 거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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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내가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지만
정작 나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주님께 날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는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한 번 사용해보라.’며
따져 묻던 사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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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부터 나는 사진을 찍게 되었고
겨우 한 가지를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나는 뛸 듯이 기뻤습니다.
그것이 대단한 재능이나 수준의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주님이 맡기신 선물이라는 생각에?
카메라의 가죽 스트랩이 너덜너덜하게 낡아질 만큼
매일 내 몸처럼 가지고 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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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내게 맡기신 것이 감사해서
한때 나는 쉼을 알지 못 했던 워커홀릭이었습니다.
편향적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당시 내게는 너무나 보물 같은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하나님을 위해 희생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변방의 막내를
주님의 잔치에 초대해주셨다는 기쁨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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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면
하나님이 먹이시고 기르신다.는 말씀 위에 서기 위해
나는 혼자서 여러 모색과 거절을 해야만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서툰 결심이기도 했지만
주님 앞에 그 진심을 보이기 위해 많은 결단을 해야만 했습니다.
내게 좋아 보이는 것을 다 수용하고 나면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할만한
시간과 의지와 여지는 없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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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내 실력으로는 할 수 없었던?
여러 대기업의 사보 촬영들을 맡았지만
더 많은 일을 맡기려 할 때면 어김없이 거절했습니다.
일을 맡으면 책임을 져야 하는데
내게 살아내야 할 시간은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일하실 시간을 비워야 한다는 마음에서
스케줄이 아무것도 없는 데도
일정한 시간을 습관적으로 비워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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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에 어게인 1907을 슬로건으로
한국교회는 뜨거웠습니다.
그 해가 끝날 무렵에
교회 안팍에서는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부흥은 오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 해가 시작할 때 즈음 나는
낙도선교를 돕기 위해 어느 낯선 섬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보통 매거진의 섭외들이 그때 즈음 오게 되는데
1년, 천만 원이 넘는 금액으로
한 달에 한 번의 인터뷰 촬영 의뢰를 받았습니다.
당시 비 새던 집에 살고 있었고
생활비도 필요했지만 같은 맥락으로 거절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이 한 해 동안 저를 통해
하실 일이 있을 텐데,?
‘요셉아, 오늘 거기 가자.’ 라고 할 때
그날이 안된다고 말하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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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도에서 나와서 생활비를 벌기 위해
중고사이트의 지하창고에서
일당 몇 만 원을 받고 정신없이 일했습니다.
일하면서도 끊임없이 아버지의 마음을 구하며 기도했습니다.
현실은 초라해 보일지 모르지만
2007년을 돌아보면 내게는?놀라운 부흥의 해였습니다.
지금도 함께 하는 믿음의 동역자들을 만나고 회복케 한 날이었으며
매일같이 말씀 앞에 눈물 흘리고,
기도의 불이 밝혀지던 해였으며
열방의 나라를 밟으며 품고 기도했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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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렇게 비워놓은 시간 때문에
NGO 단체인 굿네이버스와의 여정도
2007년에 떠날 수 있었습니다.
아프리카 여러 나라를 돌며 사진찍으며 기도했고
자원봉사자들을 만날 때마다
하나님이 얼마나 아름다우신지를 전했습니다.
얼마 전 굿네이버스에서 함께 한 지 10년이 되었다고
나무로 만든 감사패와 함께 깜짝파티 겸 토크쇼를 가졌습니다.?
그날 받은 질문에 하나를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굿네이버스와 함께 했던 시작점은
내 작은 기도의 응답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도리어 제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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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마음으로 올해 비전케어와의 여정과 전시회도 감사했습니다.
사진을 찍기에 무척 힘든 여정이었지만
국경과 국경을 흙먼지 나는 차로 이동하며 드린 기도들이 있었습니다.
사진으로 남긴 열매는 얼마 없지만 시간과 공간 속에 심은
기도는 다시 찾을 누군가를 통해 열매 맺을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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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재능이 많아서 이것저것을 나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여전히?아무것도 할 수 없는 변방의 막내와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오픈핸즈와의 올해 마지막 전시회를 잘 마치고
주님의 잔치에 초대받았다는 기쁨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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