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침마다 참 맑구나
얼마 전에 대구 내려 간 김에 다니던 학교엘 들렀다.
학교도 학교지만 그 곳에 있던 작은 교회가 그리워서 향한 발걸음.
차 타고 다니는 걸 워낙 싫어해서 자취를 시작한 것이 2년이 넘었다.
(그러고 보니 자취생활 경력이 지금껏 이어진다.)
자취방이든 고시원이든, 내가 살던 곳에서 2분만 걸어 나오면
말한 그 작은 교회가 있었다.
늘 그 주변을 맴돌며 살았구나.
그 곳은 항상 조용했다. – 주말이 되면 집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모르지만 평일에는 그랬다.
그리고 고맙게도 항상 문이 열려 있었다.
나무 신발장에는 신발 두어 개가 놓여 있다.
내 신발을 보태면 세 개정도.
신발을 벗고 문을 드르륵 열고 들어가면(항상 드르륵 소리가 났다.) 강대상과의 거리는 열 걸음 안팎이다.
작은 교회. 나무 의자.
그 곳에는 늘 기도하는 사람 한두 명이 있었다.
외롭지도 않았고, 분주하지도 않았다.
그 곳에 앉아 늘 부르던 찬양이 한 곡 있다.
내 주의 은혜 강가로..
그 곳은 시원한 강바람이 부는 푸른 오아시스 같았다.
다시 문을 드르륵 하고 열고 나오면
마음이 그렇게 맑아 진 것 같았다. 맑아 질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