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은 무척 바쁜 날입니다.
한 달에 외국으로의 출국만 세 번이 있습니다.
그러고 나면 연말이 되겠지요.
이렇게 바쁜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가능하면 아내와 커피 시간을 가집니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 시간을 저는 좋아합니다.
말없이 커피를 마시는 시간도 있지만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아내와 성격이 비슷한 지점은
서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낯설어 하는 편입니다.
대단한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에 가면
내 자리가 아닌 것처럼 불편해 하는데
얼마전에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한 테이블에 앉아있는데 나는 투명인간이 된 것 같았습니다.
나는 상대의 태도를 통해
마음이 상하지는 않았지만
반면교사로 삼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내도 이 말에 동의하며?
이런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사람들은 각자 그렇지만
그리고 별일 아닌일로 서로를 오해하게 되지만
그냥 ?진심을 가지고 내 갈길을 걸어가면 되는 것 같아.
그러면 혹시 내게 나쁜 감정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태도가 달라지더라구.
우리 엄마를 보면서 그것을 배우게 되었어.”
아내와 이야기를 하며
알고 있었던 답이라 할지라도
내게는 힘이 됨을 느꼈습니다.
아내와 연애하기 전에
이런 추억이 있습니다.
버드나무에서 촬영할 여비가 필요해서
일일찻집을 연적이 있습니다.
그때 아내도 같은 공간에 있었는데
혼자 앉아 계신 시각장애인 목사님에게 다가가
그의 말동무가 되어주었습니다.
나는 그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아. 명경은 이런 친구구나..
커피를 마시며 그때의 기억을 말해주었습니다.
아내가 대답했습니다.
내가 늘 그런 기분을 경험했었거든.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혼자 서있는 마음
그 마음이 있어서인지
그렇게 찾아가서 말 걸어주게 되더라고..
얼마전 아내와 술취해 거리에 자빠져 있던?
할머니를 부축해서?
한 명은 할머니를 돌보고
한 명은 택시를 용케 잡아서
태워 보낸적이 있습니다.
할머니의 친구분이 우리에게 고맙다 인사했습니다.
손사래를 치며 떠나며
내 마음에 감사가 가득했습니다.
할머니를 도왔다는 감사가 아니라
내 옆에 있는 아내가, 내 아내여서 그렇게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