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카메라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으로 엄마에게 혼이 났습니다.
심한 장난꾸러기였던 내가 친구와 장난치다가
친구의 프로스펙스 잠바 주머니에 
내 손이 끼는 바람에 주머니가 찢어졌습니다.
 
내가 태어나기 전 부모님은
친척 빚보증을 서주는 바람에
막대한 빚을 지게 되었고
야학 교사를 하셨던 부모님은
아침 일찍부터 늦은 밤까지
정육점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망가진 잠바를 손에 들고
친구의 엄마는 화난 표정으로
정육점으로 찾아오셨습니다.
“얘를 도대체 어떻게 교육시켰길래!!”
나는 한 번도 엄마를, 정육점을 부끄러워한 적 없었는데
그날 엄마도 정육점도, 자녀교육까지도 무시당했습니다.
 
엄마는 그날 우산 끝자락으로 저를 밀며 혼내셨습니다.
그리고 친구 엄마는 4만 3천 원을 받아 가셨습니다.
 
4만 3천 원.
비싸다면 비싸고
싸다면 싼 비용이었지만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돈으로 사람이 이렇게 무시당할 수 있구나.’
 
나는 그때부터 돈을 모았습니다.
설날에 세뱃돈을 받아도
남몰래 차곡차곡 모았습니다.
만일 다음에 이런 일이 생긴다면
엄마에게 찾아온 기세등등한 아주머니에게
돈을 내밀며 이렇게 말할거라 상상했습니다.
 
“죄송했습니다. 이 돈을 받아 가세요.
하지만 돈으로 우리를 모욕하지 마세요.
돈보다 우리의 존재가 더 소중합니다.
돈 받으려고 존재를 모욕하지 마세요.”
 
긴 시간 동안 돈을 모았는데
그 이후로 그런 일은 당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렇게 모은 돈으로 
나는 첫 카메라를 사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사진작가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이 아니라
내가 모은 돈으로 구입한 첫 카메라가 그저 좋아서
산과 해변, 여러 골목을 다니며
사진을 찍고 걸었습니다.
 
당시에 이해할 수 없는 상황, 
나름대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취한 행동들, 과정과 시간이 있습니다.
마흔이 넘어 돌아보니
아무것도 아닌 시간이 없습니다.
우리의 일상들을 주님은 빚어가십니다.
 
당시에는 인생의 보험처럼 모은 돈으로
두려움을 밀어낼 수 있었고
나의 첫 카메라를 사게 되었다면
이제는 주님으로 두려움을 밀어내라 말씀하십니다.
‘네가 두려워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대신,
이제는 내게 기대어라.’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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