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가
내게 웨딩 촬영 스틸을 부탁하려 했다
난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만
촬영을 부탁 받지 않은 결혼식에는
일부러 카메라를 두고 간다.
결혼식 촬영의 첫 컷을 찍게 되면
짧은 결혼식인데도 다 끝나고 파김치가 되어 버린다.
대충 하면 될 것을 맡아 버린 다음에야 ..
일생에 한 번 뿐인 결혼식인데 말이다.
그래서 아애 카메라를 두고 참석하곤 한다.
웨딩촬영은 캐나다 일정에 맞물려
본결혼식에 촬영 해주기로 했다.
내게 말을 할까 말까 망설였단다.
무슨 말인지 잘 안다.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으니.
괜히 부탁했다가 내 자존심을 건드리지나 않을까 하는 말이다.
아뇨. 기분 좋게 찍어 드릴게요. 했다.
결혼식 스틸촬영이 내 인생의 목적이라면
자존심 상하는 일이겠지만
이런 촬영은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계속 갈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 과정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어쨋든 내 사진을 그렇게 원했다며
야외촬영스틸을 못 찍는데 안타까워 하는
그 분의 말에 괜히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