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날씨는 어떠니?
지금까지 보낸 시간들을
날씨로 말해봐.
아니면 오늘의 너의 날씨는?
네가 꿈꾸고 있는 것들을
날씨로 사진 찍어 봐.”
수감자 자녀들과의 사진교실을 진행하며
며칠 전에 사진 전시회 ‘Weather’을 관람했습니다.
아이들은 생애 첫 전시가 무척 흥미로웠던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전시된 사진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경험하게 되면
상상할 수 있고
경험하지 못하면 그것 이상을 상상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시간과 감정을 ‘날씨’라는 매개로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다음 시간이 기대가 됩니다.
전시속 흐린 터널을 지나갈 때
비 오는 소리가 전시장 공간을 울렸습니다.
그 소리가 기억에서 떠나지 않아서
아이들과 함께 희철이 집을 방문했습니다.
얼마 전 장애인 운동경기인 ‘보치아’에
희철이가 경기도 대표로 출전했습니다.
하지만 하필이면 천둥번개가 치던 날이었습니다.
희철이는 천둥번개 치는 날에 약합니다.
이 아이가 열경련으로 뇌성마비를 얻게 된 날이
바로 이렇게 번개와 천둥이 치던 날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비 오는 날이면 바깥출입조차 하지 못합니다.
경기를 치르던 경기장의 천장이
투명이어서 번개 빛이 번쩍번쩍할 때마다
희철이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고
몸을 부들부들 떨어서 결국 기권을 했습니다.
그래서 아쉽게 단체전 동메달 하나 땄다고 합니다.
감정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정신력이면 이겨낼 수 있다고
쉽게 말할 수 있겠지만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누군가의 말 한 마디,
어린 시절의 경험은
우리 인생을 뒤흔들 수 있습니다.
유라굴로 같은 광풍까지 아니어도,
어린 시절 경험한 날씨 하나 극복하기에
우리 인생은 너무 연약합니다.
하지만 절망 앞에 서 있는 우리에게
주님의 말 한 마디,
약속 한 마디가 우리 인생을 다잡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광풍에 우리가 탄 배가 이리저리 내몰려도
“두려워하지 말라” (행27:22,24)
주님이 말씀하시면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희철이의 손을 맞잡고 기도했습니다.
두려워하지 말라는 주님의 말씀 앞에
바울은 말합니다.
“나는 내게 말씀하신 그대로 되리라고
하나님을 믿노라” (행27:25)
이 믿음이 우리에게 부어지기를 기도했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일어나는데
희철이는 동메달로 받은 상금을 반으로 떼어서
온유와 소명이에게 용돈이라고 내놓았습니다.
생애 마지막 상금이라면
이렇게 하지 못하겠지만
그에게 지난 경기는 인생의 한 부분입니다.
“이겨낼 거예요.”
파킨슨병으로 예전보다 더욱 아이의 몸은 흔들리고
뒤틀렸지만, 오늘 또 살 힘을 기도합니다.
우리를 향하신 주님의 사랑이
오늘, 우리를 살게 할 것이라고
하나님을 믿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믿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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