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으로 살아간다는 것

 
오랜만에 쉬는 날,
매정하게 집을 나서는 아빠를 잡아끄는
강아지 두 마리를 겨우 떼내고
아쉽게, 겨우 집을 나섰지요.
사정상 결혼을 예배 형식으로 드리지는 않지만
예식의 시작을 기도로 열고 싶다는 신랑의 부탁으로
결혼식 기도를 맡았습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하객들과 많은 외국인들을
앞에 두고 기도드렸습니다.
기도문은 미리 준비해 두었기에
한 줄씩 읽어 내려가는데, 
과연 이 기도를 들으면
예수님을 믿지 않는 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싶었습니다.
 
“… 우리의 힘으로 살수 없습니다.
사랑해서 온 세상을 선물해 줄 것 같지만
정작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남편이 아내를,
아내가 남편을 만족케 할 수도 없습니다.” 
주님의 은혜를 구하는 기도가 
예수님을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인간의 가치와 의지를 허물어 버리는 것처럼
느껴지지는 않을까..
믿음이라는 것이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머물러 서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을까..
이 기도가 하나님 앞에 인간의 존재를 지워내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을까 염려스러웠습니다.
 
기도를 읽어 나가며
믿음은 무엇인가를 생각했습니다.
과연 믿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주님을 믿는 믿음은 무엇일까?
그것은 어떤 확신이나 자신감을 품으라는
자기 최면과는 다릅니다.
 
교회마다 예배를 드리고
아름다운 음률로 찬양하지만
삶의 정황에는 많은 갈등과 아픔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믿고 있고
뜨겁게 기도하고 있고.
믿지 않는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믿음에 대한 물음과 갈증이 가득합니다.
당장 내 자신을 돌아봐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윗은 하나님께 기름부음 받았지만
그 앞에는 수많은 장애물이 있었습니다.
사울 휘하의 장수들과 다윗의 아들,
다윗의 최측근이었던 요압도 하나님을 믿었지만 
자신의 기득권을 놓치 않으려 했습니다.
성경은 이상적인 세상을 그리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믿고 있는 하나님의 백성들 안에서도
끊임없는 문제가 가득합니다.
 
이런 현실 세계 속에서
주목하는 두 사람이 다윗과 요나단입니다.
블레셋의 장수, 골리앗은 끊임없이 하나님을 모독했지만
그 앞에서 모두가 숨죽였습니다.
그것은 나의 일이기보다는 하나님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다윗이 이 싸움에 뛰어든 이유는
앞서 사람들이 숨죽였던 이유와 같습니다.
나의 일이라면 잠잠할 수 있겠지만 하나님의 일이기 때문에
다윗은 전장에 나섰습니다.
다윗에게 하나님의 이름은 자신의 생명을 걸만한 가치였습니다.
 
요나단은 이런 다윗을 주목했습니다.
성경을 살피면 적군의 장수였던 아브넬조차도
다윗이 하나님께 기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편에 서지는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알고 있었지만
자신의 기득권이 걸린 일에 주저했습니다.
다윗의 등장 때문에 누구보다 잃을 것이 많았던
한 사람이 요나단입니다.
다윗의 편에 서서 마지막까지 그를 지켰던 사람이
바로 요나단입니다.
 
다윗은 어떤 마음이었고,
요나단은 또 어떤 마음을 가졌을까요?
믿음은 무엇일까요?
믿음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무엇일까요?
 
그리고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요?
풀지 못한, 풀어야 할 수많은 문제를
하늘 푸른 가을날, 기도를 읽어가며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