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년 5월 31일 새벽 5시 30분
어제 이리 저리 돌아다닌 탓에 신발이 땀에 젖었다.
발냄새가 날까 싶어서 한국에서 사 온 페이퍼를 찢어 신발 안에 구겨 넣었다. 핫핫.
가방을 풀다가 기겁하는지 알았다.
나단이 주려고 가방에 넣어둔 홈매트를
이곳까지 가지고 온 것이다. 나단이 기념품 굳었다.
모닝콜이 걸려왔다.
일어나라 하면 땡큐 라고 대답해주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수화기를 드니 이미 전화가 끊어져 있다.
허무하다.
아침에 바쁠 것 같아서 일찍이 일어나
면도를 하고 나와 보니 승호 형은 침대에 기대어
성경을 읽고 계셨다.
처음에는 방언하시 줄 알았는데 영어 성경이더라.
아. 영어가 방언으로 들리다니
이건 심각하다. 쩝.
모르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있고
밟아 보지 못한 땅을 밟고
아직은 막연한 플랜들이
머릿속에서만 떠다니고 있는데
이 모든 것들의 완벽한 조화를 꿈꾼다.
깜깜한 밤을 지나
이제 하늘은 다시 새파래졌다.
비행기에서의 수면 탓에
깊은 잠은 들지 못했지만 .. 제법피로가 풀렸다.
살이 많이 쩠다. 8kg정도니 몸이 피곤할 만도 하지. 하하.
이번에도 몇 번의 악몽을 꿨는데
살인사건의 수사에 관한 꿈이었다.
기내에서 보여준 카우보이 영상이
기억에 남았나보다.
캐나다. 땅이 넓어서
조경을 넓게도 잡았다.
몽글몽글한 구름 사이로 보이는 굵직한 땅덩어리들..
도대체 얼마큼 가야 이 땅의 끝이 나올까..
비행기만 벌써 3번을 갈아탔다. 이제 도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