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년5월 31일
생각도 못했는데
문화적 우월감이 존재하나보다.
지난번에 연변 갔을 때는
닷새간 몇 천 장의 사진을 찍어 왔는데
이곳에선 사람들을 향해
카메라를 들지 못하겠다.
아직 땅을 밟은 시간이 얼마 되지도 않지만
괜히 조바심이 난다.
사진 찍을 때의 느낌이 차갑다.
찍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
승호 형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옛날에 중동에 갔을 때
이라크아이들은 찍어 달라고 매달리고,
이스라엘 사람들은 찍지 말라고 인상 쓰더란다.
바다 에 섬이 떠있다
바다를 지나 구름이 덮힌 하늘을 향해 날아간다.
저 곳 어딘 가쯤에 라퓨타가 숨어 떠다니고 있을 것만 같다.
아직 진저에일은 반이나 남았다.
캐나다 이 넓은 땅에서
신림동이 생각난다.
내 집이 그 다닥다닥 붙은 좁은 동네 안에
있다는 게 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