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아내가 들려준 이야기가 감사했다.
작년 한 해동안 첫째 온유가 학교에서 보낸 많은 이야기가 있다.
교내 따돌림이 유행했고, 함께 따돌리는 일에 동참하지 않는다고
온유가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다.
회장선거에 나가서 따돌림 당하는 아이가 없도록 하겠다고 공약했고
실제로 그들의 친구가 되어 주었다.
여러 일들을 겪으며 눈물 흘린 적도 있었지만 씩씩하게 잘 이겨나갔다.
학기의 마지막 날을 앞두고, 온유밖에 도와줄 사람이 없을 것 같다며
받아온 급우의 편지에 마음이 뭉클할 정도였다.
여러 동물이 우리집을 거쳐갔다.
아내가 다쳤다며 데려온 새, 누군가로부터 버려진 햄스터,
학교에서 받아온 오골계,
작년에는 작은 도마뱀을 생물과학시간에 분양받게 되었다.
우리가 도마뱀을 다 키울줄이야.
도마뱀의 먹이로 벌레까지 키우게 될 줄이야.
우리집은 꽤 서늘하게 지내는 편이다.
하루 집을 비우게 되면 15도, 평균 16-7도로 온도를 맞춰 살아서
도마뱀에게는 혹독한 날씨였으리라.
우리와 반 년 조금을 함께 지내다가 결국 다른 동물들처럼 죽게 되었다.
온유는 도마뱀의 죽음에 한참을 슬퍼하며 애도했다.
동생이 도마뱀 이야기만 꺼내도 눈에 이미 눈물이 가득했다.
벌써 두 달이 지난 이야기다.
아내와 온유가 늦은 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 온유가 작년에 힘들때마다 집에 돌아와서
도마뱀을 보면 그렇게 기분이 좋았단다.
그런 친구같은 아이가 죽어서 그렇게 슬펐단다.
온유에게는 도마뱀 따위가 아니었구나.
조금씩 자라고, 알아가는 아이가 기특하다.
하나님은 이 아이들에게 특별한 약속들을 했다.
하나님이 내게 말씀하신 것은 내가 지키지 못할 것이 아니다.
기도하고, 사랑한다 안아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