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구성을 진행하던 동생 동훈이가 급성맹장으로
입원하게 되어서 전시 일정이 미뤄질 것 같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댓글 등을 통해 추후 공지드리겠습니다
여러 일들을 진행하고 있지만
특이한 성격 때문에 알리지 않고
지나버린 일들이 많습니다.
당장 몇 주일 전에는 아이의 감정을 분류한
새로운 책이 나왔지만
가족에게만 알리기도 했습니다.
물론 유익하겠지만 소식 나누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성격 탓입니다.
백 년 넘은 교회에서의 전시를 포함해서
동시에 몇 개의 사진전을 기획했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의 소식을 나누려고 합니다.
십여 년 전 함께 했던 버드나무 식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전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현 형이 새로운 공간을 준비하면서
이곳을 구상하다 생겨난 특별한 전시입니다.
보통 혼자서 전시의 대부분을 기획하고 진행하는데
이번에는 형 동생들과 역할을 나눠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전시할 사진을 우현 형과 함께 고르고, 프린팅했고
손재주가 좋은 동훈이가 빈 공간에 뚝딱뚝딱
목공 기술로 장을 채워 넣고 액자를 만들었습니다.
경조는 큐레이터 역활을 하며 사진과 엽서를 프린팅하고
디자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직 전시나 공간이 어떻게 만들어 질지 모르겠지만
벌써 이 시간을 추억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을 시작으로 얼마간 전시 예정인데
방배역을 지나시는 분들은
잠깐 들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목 : Standing at Dusk (해질 무렵에 서서)
장소 : Jaffa / 서울시 서초구 방배로 10길 10-12 정금빌딩 1층
<‘해질 무렵(standing at dusk)’에 부쳐 _ 김우현>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 (창1:5)
하나님의 날은 ‘저녁(에레브)’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어린 양이 피 흘리고 자기를 해체하여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희생한 그 시간이 바로
‘해질 무렵’(출12:6)이다.
그리고 예수님은 ‘해질 무렵’ 갈릴리 가버나움에서
상처와 질병과 고통 속에 신음하는 이들을 일일이
안수하여 치유하셨다(눅4:40).
오랫동안 나는 왜 창조의 나날은 ‘저녁’으로부터
시작되는지 궁금했었다.
‘해질 무렵’의 황혼은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서럽고
아프고도 아름다운 선지자의 시간이다.
이요셉이 그동안 담아 온 사진들을 살피면서 유독
눈에 띄는 것이 ‘해질 무렵’의 풍경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것은 멋진 풍경을 담아내려는 작위적인 의도보다
그가 그 시간의 풍경 속에 오래 오래 서 있었다는
근거처럼 느껴졌다.
이요셉은 ‘사진’을 통한 구도, 천국과 그리스도의
시공간을 걷고자 하는 작가이다.
그에게 ‘해질 무렵’은 ‘빛’으로서 ‘어둠’ 속으로 서서히
걸어 들어가는 분투이자 순례이다.
온 힘 다해 눈물로 씨 뿌려서 ‘새 날’, 곧 ‘아침’을
맞이하려는 뜨거운 갈망이 오랫동안 ‘해질 무렵’에
서 있는 동인이다.
이요셉의 ‘해질 무렵’은 먼 산 허리에 슬리는 황금빛,
피 빛 사랑들이다.
아무도 모르게 묻어두고 숨겨둔 멸망하는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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