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영화 가버나움을 보며,
먹먹한 마음이 가득했다.
나를 낳은 부모님을 고소하고 싶다는
자인의 사연은 몇 년전에 상영했던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처럼, 어느 곳이든
힘겹게 살아가는 아이들, 마치 히말라야를 넘기 위해
말들에게 술을 먹여서 취기로 험곡을 넘게 하는 것과 같다.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을 하는 자인,
부모는 초경을 시작한 자인의 동생 사하르를
슈퍼 쥬인에게 팔아 넘긴다.
그 일을 막지 못한 자인은 거리로 뛰쳐 나온다.
한 사람의 인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승우의 <생의 이면>에서
한 사람의 인생이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다양한 경험과 환경이 영향을 주는지.
부모와 친구, 환경과 교육, 시대적인 상황..
후에 자인의 엄마는 말한다.
하나를 잃으면 하나를 얻는다.
또 한 사람의 생명을 임신했다고,
죽은 사하르를 대신할거라고 이야기한다.
방치되고 있는 어린 생명들 앞에 엄마의 말은 방향을 잃는다.
영화는 마치 힌놈의 아들 골짜기에
끊임없이 자신의 아이들을 재물로 바치는 것처럼
아직도 남은 아이들이 있으니
그들을 살리기 위해 재물로 바칠 아이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스라엘은 그들의 침략자들로부터
자신을 구원해낼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견고한 요새로 들어가 죽기를 모의한다.
견고한 요새가 그들을 지키지 못한다.
예루살렘 성전은 하나님이 거하신다는 전제하에 안전하다.
두려움 속에 죽음을 일보 늦출 뿐이다.
그들이 구원받는 방법은 견고한 요새가 아니라
견고한 요새이신 주님앞에 나아가는 것이어야 했다. (렘8:14)
갈릴리 북서 해안의 성읍, 가버나움
예수님은 이 곳에서 세리 마태를 제자로 부르셨고
많은 아픈 이들을 돌보시고, 말씀을 전하시고
오병이어 등의 이적을 보이셨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곳 사람들은 회개하지 않았으므로
멸망할거라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수많은 기적이 있었지만 놀랍게도 변화가 없었던 땅.
사람이 떡으로 살 것이 아니요.
떡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살게 하신다.
주님이 자신의 백성, 자신의 딸이라 여기며
핏덩이를 살려내어 돌보셨지만..
이스라엘에 많은 종교지도자들이 있었지만
그들의 의지와 다짐이 자신과 백성을 살게 하지 못한다.
오늘의 사랑, 오늘의 은혜, 오늘의 만남, 오늘의 순종
경화되지 않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