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와 같은 기차를 타고 서울에 올라왔다.
볼일도 있고, 아픈 형수일도 있고.. 겸사겸사해서이다.
지난번 내 방은 코딱지만 해서
부모님께 내보이기 힘들었다.
서울서 뭘 하며 사는지 조차 모르는 부모님이
그 조그만 방을 보시곤 마음이 미어질 것 같아서이다.
이번에 이사한 집은 지난번 보다 꽤 넉넉하다.
그래서 엄마를 모시고 우리 집에 왔다.
엄마는 잠시 둘러보시더니 옷을 벗어 던지시고
-눈치 채고 걸레를 재빨리 숨겼는데 빨리도 찾아내신다.
정신없이 이곳저곳 걸레질을 시작하셨다.
엄마. 그동안 너무 너무 더워서 청소 못해서 더러운 거라니깐..
이제 시원해 졌으니까 내가 청소하면 되니까 좀 앉아 있으라~
알았다. 알았다..
애구. 이러려고 부른 게 아닌데.. 쩝.
엄마. 그만 하고 우리 밥 묵자. 내가 밥 해줄게. 뭐 먹으까?
아이고. 이렇게 드럽게 해놓코선 밥이 넘어가나?
순식간에 두한이로 전락해 버린 내 신세.
엄마가 잠시 머물다 간 내 방
공기가 다르다.
-열심히 걸레 빨고 있는 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