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시절 함께 매거진의 취재를
함께 했던 현구 누나를
강의를 가던 길목에서 잠깐 만났습니다.
취재를 다니며
신앙과 믿음을 이야기하고
그러다 길을 잃기도 했지만
특유의 유쾌함으로 떠다니던 시간들..
아일랜드에서 만난 남편, 존과의
에피소드를 들려줄 때마다
아일랜드의 평범한 이야기는
내게 낯선 영화 같았습니다.
두서없이 전해 듣던 이야기들이
특유의 글맛으로 정돈되어
이번에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아프고 우울한 시절을 보내야 했던 소년은
아일랜드를 떠나고 싶어
날마다 그리노어 항구로 달려 나갔습니다.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선장을 졸라서인지
소년은 최연소 선원이 되어
기적처럼 바다로 나갔습니다.
온 세계를 다니다가
청년이 되어 결국 스스로의 결정으로
아일랜드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기타치고, 요리하는 존의
살아온 시간을 알게 된 후,
그의 삶의 태도와 선택과 마음을
조금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존은 자신의 재능인 요리와 음악을
교도소의 수감자들에게 가르치기도 합니다.
가르친다기보다는
예술을 매개로 그들을
한 사람의 인격으로 만나
위로하고 품어줍니다.
“하나님이 주신 일이라는 믿음이 없으면
못 버틸 것 같다.”
—
출간되기 전부터 아일랜드에 와서
사진 좀 찍어달라는 부탁을
고개만 끄덕이며 넘겨 버렸는데
그러지 못한 걸 뒤늦게 후회하게 됩니다.
이제 초록의 아일랜드 맛을 알아버린 탓이랄까요..
눈을 감으면
쿨리의 필리 피네건 따뜻한 벽난로가 보입니다.
영화 <원스>에 나오는 킬라이니 언덕도,
아일랜드의 초록빛에 물들어 있는
더블린의 낯선 거리에 서있는 기분입니다.
“아일랜드를 제대로 즐기려면
날씨가 적당한 때를 기다리지 말고,
적당한 장비를 갖추고 밖으로 나가라”는 말이 있다.
아일랜드에서 잠깐이라도 살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해가 반짝 떴다가 햇빛 사이로 폭우가 내리기도 하고,
오전 내내 흐리고 비가 오다가
또 어느 순간 거짓말처럼 해가 나니,
멋은 덜해도 비바람을 막아주는 옷을 자주 찾게 된다.
어차피 강한 바람을 수시로 만날 테니
머리를 단정히 빗을 필요도 없다.
그래도 좋은 점은 아일랜드 어느 곳을 여행하든
햇살 속에서 반짝이며 쏟아지는 여우비와
크고 선명한 무지개를 만날 수 있는 행운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_본문 중, <초록빛 힐링의 섬 아일랜드에서 멈추다
/ 이현구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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