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수감자 자녀와 가족을 돌보는
세움에서 예배를 인도했습니다.
그 속에서 선생님들이 흘리는
눈물을 보며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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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우리는
누군가의 눈물과 한계를
덜어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걸까?
그렇게 할 수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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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움인지, 무능력인지,
긍휼의 마음인지.
그 때문일까요? 며칠을 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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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며칠 뒤,
수감자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날을 맞았습니다.
항상 수혜를 입던 아이들이
이제는 동생들을 돌보는 역할을
부여받은 날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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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합니다.
존재는 그대로인데
역할을 부여받으니
새로운 능력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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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표정에서 설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수없이 흔들려 본 사람만이
누군가의 아픔을 헤아릴 수 있을 테니
이 아이들이야말로 장학금을 받을
적임자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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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일 대표의 부탁을 받아
#글로벌케어
#부스러기사랑나눔회
#하트하트재단
들이 모여서 지난주부터
사진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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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팁들을 중심으로
강의를 꾸려가려 했지만
결국 만나는 피사체가 사람이어서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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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도 렌즈 뒤에서
셔터를 누르기 힘들고
찍고 싶지 않았던 순간이 있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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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를 누르기 힘들거나
찍고 싶지 않았던 순간보다는
셔터를 누르는 순간에도
사진을 찍는 순간에도
고통하고 아팠던 시간은
많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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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지금의 이유나 원인,
답을 오늘에서 찾는 것은
내가 가진 능력의 한계를
벗어 나는 일이기에
오늘의 기록이
나의 역할이라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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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힘든 상황 속에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
그때의 순간을 사진으로
담아 놓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감정이 가라앉고 그 일을 묵상할 때
비로소 사진을 보며 안도하고, 감사하게 됩니다.
사진 속에 그때의 눈물과
공기의 무게까지 느껴져서
내게 말을 걸어오는 것 같단 생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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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묻습니다.
과연 나는 누군가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을까?
조금 더 근본적인 질문,
과연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이 질문을 오랫동안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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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움에서 수감자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줄 때
그들에게 새로운 역할이 주어지듯,
내가 걷는 시간 속에서
오늘의 이런 역할을 맡게 되면
나는 새로운 시간을 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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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한참 흘러서
내 손에 얼마나 많은 것이
들려 있을지는 자신 없지만
오늘의 걸음에
주님 함께 하시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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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내가 가진 능력을 묻는 대신,
나와 함께 하시는 주님을 묻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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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럽앤포토사진교실 #존재는그대로지만
#통로가되고 #누군가를통해주님의열매맺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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