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비군 훈련 마지막 날
훈련과 훈련 사이 쉬는 시간에
조교를 맡고 있던 상병이 요즘의 군대를 논하였다.
자기가 이병이었던 그 때부터 지금까지 불과 1년 사이에 너무 많이 변했단다.
1년 전만 해도 일,이병은 기를 못 펴고 슬슬 기어 다녔는데
요즘은 고참이 자기 마음에 안 들면 바로 신고해 버린단다.
‘아니. 그런 몹쓸 이병들이 있나.’ 예비군들이 거들자
신이 난 상병은 정신없이 떠들기 시작했다.
어쨌든, 휴식시간이 끝나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중에
함께 훈련 받던 후배 녀석. “과자 괜히 준 거 같아. 이제부턴 일, 이병들 괴롭혀주겠어.”
단순하고 착한 후배는 예비군 훈련 기간동안 일,이병들이 불쌍해 보인다고
매점에서 과자를 잔뜩 사놓고는 틈틈이 먹여준 터였다.
아까 상병의 말을 듣고는 이제 고참 편으로 돌아섰다.
“.. 그런데
상병의 말대로라면 이건 문제가 아니라 좋은 소식인 것 같아.
고참들이야 기득권이 없어지는 거지만
앞으로 입대할 우리 후배들에게 안심보험을 들어주는 것과 같잖아.
고참이야 고작 1년여 시간이 남았지만 쫄병들은 두 배의 시간을 견뎌야 하고..
앞으로 입대할 동생들과,
귀한 자식 군대 보내야 하는 아버지, 어머니의 심정을 생각해봐.
상병은 지난 1년이 힘들었다면
자기 후배들에겐 같은 1년을 대물림 하지 말아야지.
자기가 힘들었던 만큼 받아먹으려 생각한다면.
군대가 경직되었다고, 구타에, 시간낭비.. 이렇게 아무리 욕해도 똑같을 뿐인 거 같아.
자기 몫은 안 놓으려 하고..
변화는 필요한 데 자기 때는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거지..
상병에겐 팔자 좋은 일, 이병으로 보일는지 모르지만
예전에도 그랬듯 지금도 가장 힘들고 피곤한 사람은 일, 이병이야.
그래서 니가 과자 준 건 잘 한 행동이란 얘기야. 후회하지 마^^ “
– 예비군 훈련 中 , 포토 바이 후배#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