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신발, 곰팡이 난 떡.
멀리서 찾아온 사람인 것처럼
기브온 주민들은
자신의 신분을 속여서
긍휼을 구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께 묻지 않고
그들을 살리기로 결정했다. (수9: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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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이 지나서야
자신들이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하나님 앞에 맹세했기에
그들을 살리기로 하고
기브온 주민들은
이스라엘을 위하여
나무를 패고
물 긷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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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자가 험한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방식일까?
만일 그렇다면
약한 자는 상대적으로
무엇을 두려워했기에
이런 역할을 감당하면서
머리를 조아려야 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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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브온 주민이 투항한 것은
능력이 없거나
용기가 없어서가 아니었다.
아도니세덱 왕의 말을 빌리자면
기브온은 왕도와 같은 큰 성이었고
(여리고에서 이겼지만 아이에서는 패배했던)
아이보다 컸으며
사람들은 다 강했다. (수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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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이스라엘보다 약해서
화친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두려워했고
하나님과 맞서 싸울 자신이 없어서
자신을 스스로 작은 자로 여기고
나무를 패고 물 긷는 인생을 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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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 묻지 않은 약속이지만
그 약속까지도 신실하게
돌보시는 하나님.
인간의 연약한 선택까지도
하나님은 합력해서 선을 이루신다.
하나님을 두려워했던 기브온과
조약을 지키기 위해 먼 거리를 달려왔던
이스라엘은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없었던 구원을 만났다. (수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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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했던 대상, 하나님.
하나님을 위해 나무를 패고
물 긷는 자로 살아 가는 기브온.
물리적인 힘의 대결과 위협 너머
보이지 않는 세계와 위엄을
볼 수 있는 눈을, 두려운 마음을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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