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여름.
새하늘 교회 수련회 이후 함께 주일 예배를 드리던 두한이는
결국 몇 번 그러다가 말았습니다.
토요일 저녁마다 약속과 다짐을 반복하지만
주일날 아침이면 연락이 없습니다.
몇 번 두한이가 살고 있는 고시원에 찾아가서
두한이를 깨우기도 했지만
자신의 의지 하나 없이
데리고 온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기도 하고..
두한이가 제게 연락하지 않은 날은
느지막이 일어나서는 잠실로 향합니다.
그 곳에 가면 노숙자들을 위한 교회가 있는데
예배를 드리면 이천 원을 줍니다.
두한이가 그 곳에 가는 이유이지요.
차비 내가면서 그 곳에 가서 이천 원 벌 바에
교회 따라와서 저한테 점심, 저녁 해결하는 편이 나을 텐데 말입니다.
두한이는 이번 토요일 밤에도 어김없이 약속 했습니다.
“형. 이번에는 딘짜. 정말..”
항상 반복되는 약속들이지만 또 믿어 줄 수밖에 없습니다.
약속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게 문제지만, 두한이는 늘 진심입니다.
주일 아침.
10시 반에 만나기로 했는데
두한이는 없습니다.
이번에는 꼭 나올 줄 알았는데..
기대가 커서 실망도 큽니다.
11시 예배가 시작되고 좀 있으니 문이 빼꼼 열립니다.
두한이입니다.
‘왜 이렇게 늦었어!’
이렇게 화난 표정을 지어 보이지만
너무 반갑고 기쁩니다..
두한이는 자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것입니다.
얼마나 뛰어 왔던지
두한이 콧잔등위로 송골송골 맺혀 있던 땀방울이
기특하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