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를 타고
대전 현충원에 가는 차안에서
창밖에 지나는 풍경을 보며
3년 전에 혼자 찬양 부르던 모습이 떠올랐다.
이 땅에 오직 주밖에 없네
그 무엇도 나를 채울 수 없네
이 찬양을 부르다가
무언가 잘 못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 입으로는 이 땅에 주님밖에 없다고 외쳐 부르지만
그 외의 어떤 것도 나를 채울 수 없다 하지만
다른 그 무엇이 내게 너무나도 많았다.
주님께 얼마나 죄송했는지 모른다.
그 때 한참 홈페이지를 만들고 꾸미기 바빴는데
그 날 이후 일주일넘게 홈페이지와의 연결선을 끊어 버렸다.
대신 주님과의 연결선을 복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이 찬양을 부를 수 있었고
홈페이지는 그 나름대로의 역할을 감당해냈다.
…….
어느새 현충원
최춘선 할아버지의
묘비 앞에 섰다.
3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니
또 다시 난 온갖 껍데기들로 겹겹이 쌓여 있더라.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쯤에
‘젓가락이 무겁다.’
하셨단다.
젓가락이 무거울 정도로 쇠약해지신 몸으로
자신의 십자가를 지시기 위해
맨발로 지하철에 나가신 거다.
하늘이 무척 파랬던 가을날 오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