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을 밤 시간에 집중하는 편이다.
밤이 깊어질수록
주변의 관심을 줄이고
일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할 일들을 책상에 적어 두었는데
그 일들이 조금씩 미뤄진다.
영상 편집도 마무리 짓고 싶은데
집중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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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저녁, 소명이가 수학 숙제를
해야 한다며 나를 불렀다.
속상한 마음을 말로 표현했다.
“소명아, 이렇게 해야 할 일이 있으면
그리고 아빠가 도와줄 일이 있으면
아까 시간이 많았잖아.
시간이 많이 늦었는데
아빠도 할 일이 많은데 이제 시작하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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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념을 멈추었다. 내 마음을 상대에게
말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이야기는 서로에게 도움 되지
않을 것 같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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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소명이가 집중하는 모습을
보고는 신기하게도
금방 마음이 좋아졌다.
‘초등학생 수학 과외를 해볼까?
아빠는 참 잘할 것 같은데..”자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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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이와 함께 한 시간이
내 계획을 망가뜨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짜증이나 원망으로 번질
일도 아니다.
기억해야 한다.
계획과 선택은 언제든 잘못될 수 있으며
나는 매일 수고하고 땀 흘려야 하지만
동시에 사랑해야 한다.
예기치 못한 상황은 날마다 찾아온다.
그때마다내가 할 일은
반응하는 것이다. 믿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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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눈동자처럼 나를 지켜 주소서.
어미 새가 날개 아래로 새끼들을 숨기듯이
나를 보호해 주소서.” (시17:8)
오늘도 하나님이 허락하신 선물 같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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