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길게 썼다가
덮어 버렸습니다.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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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에는 얼마든지
쓸 수 있지만
글을 존댓말로 바꾸는 순간
얼음이 되고 맙니다.
누군가와 공유하는
글이 되고 말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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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는
엄중한 말로 꾸짖을 수 있고
그래서 반성하게 되지만
공유하는 순간
온갖 질문들이 나를 막아섭니다.
‘상대의 사정도 모르면서?’
‘말할 자격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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썼다 지웠다 했던 글의
마지막 문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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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을 상담하는 영상 짤에서
고민도, 답변도 기억에 남지 않지만
한마디가 인상 깊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를 대고 있지만
너는 마음이 없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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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앞에 실망하거나
신실하지 못한 이유
이것을 할지, 저것을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누군가를 품어주지 못하거나
다가가지 못하는 이유
좋아하는 일은 최선을 다해
시간을 만들지만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댈 때,
말씀 한 구절 보지 못하는 이유
오늘 무릎 꿇지 못하는 이유
그 밖에 수많은 이유들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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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유를 대고 있지만
결국 너는 마음이 없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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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이 내 마음을 한없이 흔들어 놓습니다.
내 마음을 들여다봅니다.
질그릇 안에 있는 보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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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풍경 #13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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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소리 #참회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