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생활을
오래 했습니다.
제대로 밥을 못 챙겨 먹을 것 같다며
선배가 고급 호텔의 뷔폐에 초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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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이 있다는 핑계로
뷔폐에 나가는 대신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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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들어가면
비싼 음식이나 라면이나
매한가지다 싶었습니다.
배고프면
배고픈가 보다 생각하고
크게 불평하는 성격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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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유난히 민감한 게
날씨나 온도입니다.
겨울이면 혼자서 이불 같은
패딩을 뒤집어쓰고
여름이면 햇볕을 피해서
그림자로만 다녔습니다.
그림자가 없는 길을 만나게 되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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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정리하다가
구례에서 만난 아이의 뒷모습이
꼭 내 모습 같아서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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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고 있던 잠바를 머리까지 덮어서
그림자를 만들고 몸의 동작을
최소한으로 움직여
걷는데만 모든 신경을 집중합니다.
집에 도착할 때 즈음에는
팔이며 어깨가 많이 아플 텐데. 쯧쯧
그래도 햇볕 아래 걷는 것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이 나랑 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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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 약한데 유난히
더운 나라를 많이도 다녔습니다.
힘들때 마다 의료진에게 부탁해서
전해질 보충제를 달고 살았습니다.
햇볕 아래 한참을 수고하고 걸었던 날,
마을 사람들이 고맙다며 정성을 모아서
시원한 콜라 한 병을 내밀었을 때
그 감동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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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비가 내려 한증막 같네요.
장마가 그치면 이제 곧 본격적인 무더위가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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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풍경 #13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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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약해서 #더울때마다추억한개씩
#더위에약한사람요기요기붙어라

붙었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