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탁을 받자마자
“아니요. 저는 아닌 것 같아요.”
라고 답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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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아, 잠시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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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하지 못해서
책임지지도 못할 일들을
끌어안고 전전 긍긍할 때가 많아서
한동안 거절하는 훈련에
매진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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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하지 못한 일들이
산더미처럼 불어나면
책임지려고 숨 쉴 틈 없이
달려야 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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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몇 달 뒤에 있을 일을
미리 거절부터 하는 건
바보 같다는 생각때문에
잠시 답을 유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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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도 많고
자신이 없다지만
몇 달이 지난 뒤에도
지금 마음과 같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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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김치찌개를 먹었으니
한 달 뒤에 김치찌개를 먹지 않으려고
결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 달의 시간은 우리의 입맛과
컨디션과 기억을 바꾸어 놓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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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스럽거나, 자신 없어도
한 달이면 마음이 달라져 있지 않을까요?
지금 부족하다면
그때까지 부족함을 메꿀 만큼의
시간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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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해야 할 것은
거절해야겠지만
도망치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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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보는 시선이 아니라
주님이 나를 보는 시선으로
자신을 보는 훈련,
내가 나를 믿지 못할 때에도
주님이 나를 부르신 안목을 믿는 훈련,
지금의 내가 아닌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조금 더 자란 나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대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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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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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풍경 #14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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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대로답하지않고 #주님의안목을따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