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리에 민감한 편이다.
그래서 티비가 있는 집에 가게 되면
생각에 집중하지 못하느니라
그냥 티비에 집중하는 편이다.
다행스럽게도 집에 티비가 없어서
작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소리에 민감하기 때문에
잠을 자다가고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쉽게 잠을 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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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평리에서 살았던 집은
옥상과 연결되는 복층구조인데다
집 앞은 숲이라 누군가 마음먹으면
집으로 침입해 들어올 수 있었다.
그래서 옥상에 까치라도 앉는
소리가 들리면 잠이 깨고
가족을 지키려고 옥상에 주의를
집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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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하기에 좋고, 생각하기에 좋지만
동시에 집중하지 않아도 될 일에
집중하거나,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생각에 온 신경을 집중하게 될 때가 있다.
사람은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토대로
다른 이들의 생각과 삶의 스타일을 재단한다.
나는 십 년 넘게 자취를 하며
내가 알지 못하는 동안
고집과 라이프스타일이 만들어졌다.
당사자는 알지 못한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고
남편과 아이들의 아빠가 되면서
내가 당연하게 살아왔던 방식을
조금씩 바꾸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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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삶의 경험이 많지 않은
아이들은 자기중심적이고
당장 자신이 좋은 것을 택하려
할 때가 많다. 그때마다 고민을 하게 된다.
장차 아이에게 좋은 것을 권해야 할지
당장 아이의 친구가 되어 훗날을 도모해야 할지.
그때마다 마음 깊이 기도하게 되고
때로는 아이에게 친구가 되어 주고
때로는 아이의 미움을 사는 꼰대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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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야곱이 되지 않으려 한다.
바로 앞에 선 야곱은
하나님을 믿었지만
하나님의 방식이 아닌
자신의 방식을 고집했다.
믿음의 조상이었지만 그는 자신의 노년을
짧지만 험악했다고 평가한다. (창47:9)
그의 성품과 기질을 하나님이 사용하셔서
이제 430년이 지난 후, 하나님은
당신의 약속을 결국 이루어내시지만
한 개인의 삶에 집중하게 되면
그에게서 찾을 수 있는 것은 씁쓸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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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잃어도 성공할 수 있는 비결.
이중첩자가 되기를 꿈꾼다.
위태롭고 외로울 수 있지만
보내신 이의 명령에 순종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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