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되고 싶었습니다.
선생님이 되어야 한다는
대단한 사명이 있지는 않았지만
중학교 때 결정한,
꼭 가야 할 운명처럼 생각했던
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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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교육 대학교에 맞춰
공부했고, 지원했지만
눈이 색약이라 신체검사에서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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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나는 생각하지
못했던 인생을 걸었습니다.
계획하지 않은 인생이라
무책임한 것 같지만
책임 지거나 계획하기에는
다음 걸음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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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하나님이 마음을 주신
선택들이 있었습니다.
대단한 순종은 아니지만
그 걸음을 따라 걸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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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되지 않고, 예상되지 않는
선택들은 인생을 미궁으로,
때로는 아찔한 낭떠러지로
이끄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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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같은 인생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퍼즐이었다는 것을
증명하시려는 것처럼,
가끔씩 하나님은 바보 같아 보이는
선택의 결과를 조물조물 조합하셔서
깜짝 선물처럼 내미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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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청년부에서 임원으로
섬기느라 외국에서 공부할 기회를
포기한 적이 있습니다.
좋은 기회가 왔다고
훌쩍 떠나면, 선례를 따라서
다음 후배들도 비슷한 선택을
하겠다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이제 영어를 잘할 일도,
외국에 나갈 일도 없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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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외국에 나가있을 때
그때 드렸던 기도가 생각나서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여전히 영어는 못하지만
이렇게 자주 외국에 나갈 줄이야!’
한 달 만에 세 번이나
출국한 적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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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지만
당사자만 알게 되는 하나님의 윙크.
자녀만 알게 되는 아빠의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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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길었네요.
다음 주부터 백석에서 겸임교수로
서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꿈.
벌써 30년이나 지나서
이제는 그런 꿈을 가졌는지도 가물가물한데
아빠는 하나도 잊지 않으셨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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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풍경 #14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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