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서울은 많이 추워.
밤 사이 눈이 내릴지도 모른대.
형이랑 어젯밤에 어쩌나. 고민하다가 이번에도 편지 써보내기로 했지머.
미안.
엄마도 내 생일 까먹었으니 샘샘이다. 메롱.
To. 사랑하는 우리 엄마
내 생일 끝나자 마자 형수 생일. 그리고 곧바로 엄마 생일이네.
서로 이렇게 떨어져 있어서
가족들 생일 하나 제대로 챙겨주질 못한다. 그치?
엄마 말대로 우린 너무 바뻐. 하하.
그저께는 ‘천사의 집’이라는 곳엘 방문했어.
부모가 내다 버린 (정신장애를 앓는) 아이들이 모여 사는 곳이야.
따뜻한 물에 아이들 발을 씻어 주었는데 어찌나 때가 많이 나오던지..
발을 씻기며 아빠, 엄마 생각 나더라.
이 아이들은 정신장애 때문에 나를 아빠로 알고
얼마나 좋아하며 안기는지 몰라.
정신장애를 앓고 있어 버린 부모를 알지 못한다는 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어.
이 아이들과 무관하게 사랑하는 아빠, 엄마가
있다는 게 참 감사하더라구.
배 앓아 낳아 주신 우리 엄마.
23번째(?) 생신 축하드려요^^
둘째, 요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