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몹시도 아파서
끙끙 거리고 있을 때
현정 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가 기운을 못 차리고 있어서인지
좀처럼 입을 못 열기에
“너 시집가는구나?”
했더니 정말 그렇단다.
며칠 후
또 한 친구 s. m의 결혼날짜가 잡혔는데
이럴 수가. 현정이의 결혼식과 같은 날이었다.
두 친구의 결혼 중에서
한 곳을 택하라면 s. m 의 결혼을 택해야 했다.
신용불량 등의 이유로 주위의 친구들이 다 떠나가서
더없이 초라한 결혼식이 될 게 뻔했기 때문이다.
현정 이에게 부탁 받은 결혼사진을 취소하려고
거의 이 주일 넘게 통화를 시도했지만
전화기가 꺼져 있다는 메세지만 돌아왔다.
결혼식 하루 전까지도 말이다.
이 녀석. 파혼 당한 건 아닌가. 걱정도 되고
어쩌면 s. m의 결혼식에 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결혼식 전날 오후가 되서 현정 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동안 미국에 있었다고..
결혼 상대자가 교포인 듯 했다.
미국에서 결혼을 하고는 한국에 돌아와 다시 식을 치르는 거란다.
……………
s. m 의 결혼식엔 결국, 참석하진 못했다.
결혼 축하 한다며 전화를 하니
신부 친구들에 비해 신랑 친구가 없어서 너무 부끄러웠단다.
나한테 고마웠단다.
비록 참석은 못했지만 계속 고민해준 것만도..
현정 이는 내일 일본으로 떠난다.
남편과 일본에서 살 거란다.
내가 대학 4년 중 2년은 책 만들고, 사진 찍느라 바빴으니
나머지 2년이 대학생활의 전분데
현정 이는 그 2년을 함께 보낸 몇 안 되는 친구 중 하나다.
오늘 두 친구(한 명은 동생^^;)의 결혼.
똑같이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