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한이와 가까이 할수록
이 녀석의 습관 하나까지도 신경을 쓰게 된다.
두한이의 고질적인 습관중의 하나가 이빨로 손톱을 물어뜯는 일이다.
하도 물어뜯어서 두한이 손톱은 늘 흉하다.
그래서 손이 입가로 가면 야단을 치는데
야단맞으면서도 잠시 후면 또 입가로 손이 가고 있다.
평생가도 못 버릴 습관이겠다고 생각했다.
조금 전 집으로 오던 차안에서
두한이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입가로 손을 가져다 대려다가
(두한이를 안 보는 척 다 보고 있다. 손을 물어뜯으면 무릎을 찰싹 때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 )
갑자기 혼자 깜짝 놀라더니 손을 내리는 거였다.
그 모습을 보고
무지 기분이 좋았다.
옆에 앉아 있던 도현 형에게 자랑을 했더니
미화는 하지 말라 하셨다.
아..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서 두한이에게 물었다.
“너 조금 전에 손톱 물어뜯으려고 했지?”
“예.”
“근데, 왜 안 뜯었어?”
“손톱 뜯으면 형이 화내시잖아요.”
아. 이 녀석. 정말 나를 인식하고 그만둔 거였다.
그렇게 야단맞으면서도 못 고치던 습관이었는데..
사실은 조금 회의가 들었다.
어쩔 수 없는 체질에 대한 한계 앞에
내가 괜한 억지를 쓰고 있는 건 아닐까..
두한이의 오늘 모습을 보고 결심했다.
이정도 악역쯤은 맡아준다. 두고 봐라 김두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