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집을 찾아 가는 날 하늘에서 첫 눈이 내렸다.
그 곳으로 가는 발걸음이 머뭇거려진다.
오늘같이 눈 내리는 날은 겨울 사진을 좀 찍어 둬야 할 텐데..
사진이 내 생계이고 보니 갈등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 곳까지 가는 교통편은 뭐가 이렇게 복잡한지..
사실, <시설>이라는 곳을 방문하는데 약간의 회의를 가지고 있었다.
동행했던 사람의 얘기를 들으니
지난번 이 곳을 방문했을 때
다른 봉사단체와 겹쳐서 할 일이 없어 손가락만 빨다가 돌아왔다는 것이다.
모두들 봉사의 형태를 갖추기 위해 이 먼 거리를
어렵게 찾아오는 것 같았다.
천사의 집을 들어서자 약속이라도 한 듯
조그만 문에서 아이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곤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마구 안기기 시작했다.
우습게도 이들의 반기는 눈빛에 내 마음은 봄눈 녹듯 풀어지기 시작했다.
적어도 내가 못 올 곳을 온 건 아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