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네 집엘 갔다.
서연이(친구의 딸) 돌잔치 때도 못 봤으니 꽤 오랜만이다.
나는 사람 여럿 모이는 곳은 늘 피하게 된다.
여럿 모여서 노는 자리는 더더욱 피하게 된다.
조용히 그 자리를 빠져 나와 혼자 있는 편이 내겐 더 큰 기쁨.
하지만 얼마 되지도 않은 친구(친구가 적다)의 딸 돌잔치에
참석 못한 건 절대 고의가 아니다.
바빴다. 그게 이유구나. 새삼 생각했다.
생활에 도움이 안 되는 사유로 바빴지만, 내겐 보다 의미 있는 것들이다.
친구들의 사는 모습과 내가 사는 모습은 많이 다르다.
바쁜 척은 제일 많이 하는데, 자유는 내가 제일 많이 누리고 있는 듯하다.
서연이 앞에서
잉잉 가짜 울음을 울었다.
10초를 세기도 전에
서연이의 큰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남의 눈물에 내 눈물 흘리며, 남의 웃음에 내 웃음 웃으며
나도 그렇게 살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