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꽃 화분 하나를
사가지고 왔습니다.
“이 놈은 꽃도 예쁘지만
꽃이 지고난 뒤
빨간 열매가 맺히거든요.
그게 더 예뻐요.”
라고 꽃집 아줌마가 말씀하셨답니다.
서울에 올라와 처음으로
햇볕 드는 집에 살게 되었네요.
저와 함께 햇볕 받으며 자랄 친구예요.
아직까지 벽에서 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한 달이 넘게 이어지는 이 현상들은
제게 여러 가질 생각하고 행동하게 합니다.
어제 밤늦게 주인아저씨가 술에 취해 창문을 노크했답니다.
수중에 가진 돈도 없고, 여러 비관적 상황 때문에
늘 술에 취해 계십니다.
물 떨어지는 제 방을 제대로 고쳐주지 못해서 많이 속상했나 봅니다.
“죽기 전에 내가 꼭 고쳐줄게.”
말은 웃기지만 그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어찌됐건 빨리 주무시고 아침에 얘기하자고 말했더니
아침까지 기다렸다가 제게 전화를 하셨습니다.
“잠자리 같고, 깃털 같은 요셉아.
너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 같은데 말야.
하나님이 너를 기르신 것 같아.”
교회에 나가시는 분도 아니고
전혀 이런 말을 하실 분이 아닌데..
이른 아침, 잠결에 받은 전화인데
뜻밖의 메세지가 하루 종일 기억에 남습니다.
나를 아침부터 찬양하게 만듭니다.
따사로운 햇볕 아래
꽃이 피고, 지고 귀한 열매 맺을 수 있도록..
하나님의 정원 아래 천국의 야생화가 가득할 때까지
오늘도 하나님은 우리를 기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