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몇 번의 이사를 거치면서
내가 키운 식물들은 모조리 죽어 나갔다.
어둡고 습한 곳에서 잘 자란다는 이끼마저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런 암울한 과거사를 청산하고
플라스틱 장난감 ‘플립이’를 포함해서
11개의 작은 화분들이 햇볕아래 자라고 있다.
햇볕 받으며 자란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지..
얼마 전부터, 후배에게 봉숭아를 분양받아 기르고 있다.
시들했던 작은 줄기에서
어느새 이파리가 생겨났고
며칠 전엔 분홍자루 하나가 달렸다.
거기서 엄마 색을 빼닮은 봉숭아이가 피어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