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치
디베랴 호숫가에
그물을 던지는 베드로와 같았다.
날마다 나를 부인하는 대신에
주를 부인하고 얼굴을 들 수 없어
‘나는 물고기 잡으러 가노라’
호수가로 향하는 그 처진 어깨
하지만 밤이 맞도록 빈 그물만을 건저 올리며
쉬는 한숨소리.
숯불을 피워 와서 밥 먹어라. 하시는 당신 앞에
물에 젖어 무거운 몸과 부끄러운 내 영혼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사랑하지만, 너무 사랑하지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는 내 부끄러운 영혼에게
당신은 자꾸만 물으신다.
날 사랑하니?
사랑합니다.
아주 많이요.
사랑합니다.
그것 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