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기도를 마치고
교회 로비에서 전도사님이 사주신
매실차 한 잔을 여유롭게 마시고는
지하 기도실에 내려갔다.
무릎을 꿇고 내게 사랑을 알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러다 설거지 하는 청년들을 떠올리게 했다.
우리 교회는 청년새벽기도를 마치고
매번 노량진 고시생들을 위한
아침밥을 제공하는데
권사님들이 밥을 지으시고 하고
청년들이 설거지를 하는 형식이다.
오늘 따라 설거지를 돕는 청년들이 몇 없는데
난 내 밥만 먹고 그냥 나와 버렸다.
작업이 많이 밀려있다는 이유로..
그리고는 차 한 잔의 여유까지 가지고
기도실에 내려와 나 혼자 하나님 앞에
더 머물러 보겠다는 것이다.
얼마 전 읽었던 갈라디아서 5장의 말씀이 생각났다.
“형제들아 너희가 자유를 위하여
부르심을 입었으나
그 자유로 육체의 기회를 삼지 말고
오직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하라
온 율법은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자신 같이 하라 하신
한 말씀에서 이루어졌나니..”
사랑을 알게 해달라는 내 기도에
주님은 응답하셨다.
귀 기울이고 그 응답에 순종하면 되는 것이다.
하나님이 기뻐하신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움직이면 된다.
그 사랑은 어떤 관념적인 황홀경의 문제가 아니었다.
서둘러 식당으로 뛰어 들어가는데
감사하게도
식당에 아직 설거지 거리가 남아 있었다.
아버지 죄송해요.
관념적인 은혜에만 빠져 있지 않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