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락
거리던 낙엽 소리가
좋았습니다.
한 시간도 넘는 거리를
낙엽 밟는 소리에 취해 걸었지요.
지나온 풍경들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던 그 가을
그 계절이 그렇게 좋았습니다.
계절 속에 다짐들.
나는 이 계절 절대 잊지 않을 테야.
하지만 몇 년 만에 추억도, 사람도 가물가물하네요.
낙엽을 밟으며
오늘 또 부질없이 다짐 합니다.
십년쯤 세월이 지나
이 짧은 계절 속에 나를 마주 대할 때
낙엽 밟는 내가 결코 부끄럽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