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양에서 북경으로 향하는 열차 안
창 밖 풍경은 황사 바람 때문에 황색한지를 붙여 놓은 듯 뿌옇게 변했다.
중국의 두꺼운 하늘이 해를 가렸더니 그 색이 아파보였다.
끝도 없이 펼쳐지는 광야 같은 중국의 풍경을 바라보며
혜미가 홀로 춤을 추고 있다.
이제는 안다.
이들은 지금 기도 하고 있다는 것을…
북경까지 도착하는데 9시간이 걸렸다.
이번 실크로드 여정 중 가장 짧게 보내는 기차시간이다.
북경에 도착하여 모두 새벽 늦게 잠이 들었다.
3시간도 채 쉬지 못하고 북경에 있는 한인교회의
특별새벽기도에 참석했다.
무거운 몸으로 참석한 새벽기도 시간에
하나님은 각 사람에게 놀라운 은혜와 위로를 주셨다.
서로를 중보하고 기도하는 가운데
앞으로의 일정을 위한 새 힘을
강권적으로 쏟아 부으시는 듯한 느낌이었다.
교회문을 나서며 아직 눈물이 채 마르지 않은 상희가 내게 물었다.
“앞으로… 우리 많이 힘들겠죠?”
이 질문에 그려지는 풍경이 있었다.
하나님이 주신 부흥의 때마다 시대적으로 힘든 일들을 맞았다.
1, 2차 세계대전이라던지, 경제대공항,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우리나라도 일제강점기와 6.25 전 후 황폐해진 한반도의 풍경이다
우현형이 <부흥의 여정>을 촬영하실 때 함께 동행하며
그 시대를 살았던 신앙 선배의 감격적인 인터뷰를 들었다.
아무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입을 것도 없었지만
하나님이 부어주시는 은혜 때문에
예수가 희망이 되어 그 모든 환경적인 어려움에 절망하지 않을 수 있었다는 고백들.
흰 저고리에 등보따리 메고 부흥회 자리에 나오던
옛 성도들의 기대에 찬 표정이 담긴 사진들 또한 눈에 선하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에게 부어주신 은혜는
앞으로의 여정을 위해 부으시는 아버지의 사랑이 아닐까?
어떤 힘든 상황들에 맞닥뜨려진다 할지라도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어주신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니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 – 롬 8:3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