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얼마나 추웠던지
습기가 있는 화장실 온 벽이
얼음으로 꽁꽁 얼었다.
백열등 빛에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화장실이라니.. 하하
-글을 쓸 때마다
느끼는 건
난 분명한 한계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
무언가를 내놓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커피도 한 잔 타서 마시고.
덕분에 속은 이리도 쓰리고.
결국 한계 어딘가에 임재하실 지혜만을 구하게 된다.
작년 이맘때 써놓은 토막일기들을 들여다보니 웃음이 난다.
지금 살고 있는 집에 곰팡이가 생긴다며
이사를 생각하고 있는데
작년 이맘때 써놓은 화장실이야기는 사정이 더 딱하다.
형수가 우리 집에 놀어왔다가 처량해 울었다던데..
이사 나온 지 벌써 일 년이 다 되어
난 더 나은 풍요함을 찾고 있다.
작업에 대한 한계도 그 때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하지만 난 지금 또 다른 책을 준비하고 있다.
웃기지 않은가..
내 한계는 늘 여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약함을 들어 아버지는 일하신다.
어제나 오늘이나 그 믿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