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한이가 장애인취업박람회에 응시하러 가기 전
엄마 같은 주선이는 기도했다.
“하나님, 다른 사람들은 부모님 손 붙들고
양복 입고 올 텐데,
두한이는 냄새나는 잠바 입고 오잖아요.
두한이 양복 한 벌 사줄 수 있게 도와주세요.”
하나님은 주선이의 그 기도를 정확히 응답하셨다.
박람회가 있던 당일,
동대문에 있는 양복집에서 우리는 두한이에게 양복을 맞춰주었다.
감사하게도 그 양복을 입은 두한이는 면접에 당당히 합격했다.
13년간 노숙과 앵벌이 생활을 반복 하던 두한이가
처음으로 면접을 하고, 이력서를 쓰고 취업을 하게 된 것이다.
그로부터 일 년동안 감사하게도 두한이는 나름 성실하게 직장생활을 했다.
일 년 전 박람회날을 생각하면 재미난 일 투성이었다.
그 중 하나는, 두한이가 양복을 맞춰 입고 동대문 지하도를 나오는 순간
갑자기 경찰들이 두한이를 둘러싸서 검문을 하는 것이다.
그 상황이 너무나 어처구니 없었다.
두한이가 양복을 맞춰 입었다는 이유로
(두한이를 알지도 못하는) 경찰이 불시 검문에 나서다니..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