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리, 도현형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나란히 앉아 귀가하고 있었습니다.
앵벌이 같은 행색의 조그만 체구를 가진 여자 아이가 우리 앞을 지나 내리는 문 앞에 섰습니다.
아마 이번 역에서 내리려나 봅니다.
” 이번 역은 서초. 서초역입니다.”
앗! 갑자기 그 아이가 저를 향해 달려와서는 박하사탕을 손안에 쥐어 주고 내립니다.
너무 순식간의 일이라 잠시 멍하니 있었습니다.
거참, 기분이 묘하더군요.
……. 피곤했던 탓에 친구 만들기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제가 먼저 다가서야 했던 것을 도리어 이 아이가 먼저 다가오다니요.
집에 오는 길 내내 생각했습니다.
‘그 아이가 내릴 때 나도 따라 내렸으면 어땠을까?.
좋은 친구가 되어 줄 수도 있었을 텐데. ‘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에 놓쳐 버렸습니다.
다음에 만나면 꼭 그 아이 이름이라도 물어 봐야 겠습니다.
그 아이가 손에 쥐어준 몇 개의 사탕은 다 먹지 못해 가지고 있다가 결국 버렸습니다.
남은 사탕을 기념으로 가지고 있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가(그만큼 개인적으로 의미 있었습니다.^^;)
손때 묻은 사탕을 기념품처럼 모셔 두는 것 보다
다음에 그 아이를 다시 만났을 때 어떠하냐가 보다 귀할 거 같은 생각에 의도적으로 버려 버렸습니다.
사탕을 가지고 있던, 그게 아니던
친구라는 생각을 품고 있으면 일방적인 친구관계정도는 유효할거라는 말도 안되는 논리^^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