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릴 적 궁금한 게 많았다.
그 중에 하나가 울음과 웃음에 관한 의문이다.
울다가 웃으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정말로 엉덩이에 뿔이나 털이 나기나 할까?
그래서 울다가 웃기를 자주 했다.
때로 정말로 힘들고 아플 때
이때다! 하며 웃기를 시도해 보는 것이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지만
불가능하지도 않았다.
한 번은 두 눈에 눈물이 가득해서는 화장실로 뛰어가
웃으려 애쓰는 내 모습이 우스워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장난으로 시작한 이 일은
자꾸만 슬퍼지려는 내 감정을 추스르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인생이 슬플 때면 사람들은
슬픔을 달래려 슬픔 음악을 듣고, 슬픈 시를 읽고, 슬픈 차를 마시다
결국 슬픈 눈물을 쏟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 그만 슬픔에서 빠져나오고 싶다면 억지로라도 한번 웃어 보자.
기뻐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기쁘다고 했던가.
울다가 웃으면?
기뻐지지 않고는 못 배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