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오빠와 함께
탈북자 대안학교인, 여명학교 졸업사진을 찍어주러 왔다.
오빠가 수년째 이맘때면 이 곳을 찾는데,
비오는 울울해질까봐 온유와 나를 데리고 나온 것이다.
사실 비오는 날 집에 있는 기분도 괜찮은데.. (커피 한 잔 마시며. ㅎㅎ)
우리 결혼식에도 와주신 조명숙 교감선생님,
오빠에게 하도 말을 많이 들어서인지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하는데도 전혀 거리감이 없었다.
특히, 우리 온유를 안고 빨고 얼르는데..
온유를 아끼는 모습 속에, 선생님이 탈북아이들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가
눈에 선해 보였다.
너무 재밌었던 것은, 털털하시다는 소문만 들었는데,
졸업사진 찍는 날, 머리도 안 감고 오셨다며 웃으시는 모습이 대장부 같아 보였다.
우리가 가진 작은 것으로
나눈다는 마음으로 학교를 방문했지만
도리어 우리가 먹을 양식들을 잔뜩 안겨 받았다.
받은 사랑이 너무 많아서 어쩔줄 몰라 하는데
쌀 떨어지면 연락하라며 온유와 나를 꼬옥 안아 주셨다.
고마운 분, 고마우신 선생님들. 아이들의 웃음들.. 이 오늘 꿈속에서 만날 것만 같다.
글. 온유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