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행을 다녀왔다.
일주일만에 집에서 잠을 잔 탓인지
밀린 꿈을 한꺼번에 꿨다.
꿈들을 다 기억해서 오빠에게 들려주고 싶은데
아침에 일어났더니 꿈들이 다 조각이 나 버려서
도저히 꿰맬수가 없게 되버렸다.
하지만 그 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꿈 하나가 있다.
커다란 통유리 앞에 내가 아는 많은 이들이 서있었고
저쪽 바다에서는 검은구름과 파도가 몰려오고 있었다.
대재앙의 한 점 속에 내가 서있었다.
순간적으로, 이게 마지막이구나. 싶었다.
그 공포스런 장면에 내 옆에 서있던 오빠를 쳐다보며 참 고마웠다.
이제 우리 서로 헤어지면 천국에서 다시 만날 텐데
“그 동안 참 고마웠습니다. 당신을 만나 참 행복했어요.”
포옹할 때 그 따스함을 꿈을 깬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나머지 꿈은 지금 생각해 보면 엽기다.
우리 온유를 살려야 겠다는 생각에
까망비닐봉지를 온유한테 뒤집어 씌우질 않나.. 하하.
– 사진의 잠바 안에 온유 있음 ㅋ
글. 온유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