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그제도 우리집에는 몇 명씩의 손님들이 왔다갔다.
올 때마다 대단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아니지만
커피 한 잔씩, 아포카토 1잔씩 드시고 기도회도, 이야기도 나누다가 돌아가신다.
그러다보니 요즘 하루에 커피 3잔은 기본으로 마시는 것 같다.
결혼하기 전까지도 난 커피에 취미가 없었다.
그래서 연애할 때도 커피숍 한 번 간 적이 없었다.
커피에 돈을 쓴 다는 것이 너무 돈 아까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혼하고 친구들에게서 받은 커피머신과 오빠가 외국에서 가져온 커피로
어느새 나는 ‘된장녀’가 되어 있었다.
에디오피아커피, 케냐,탄자니아, 콜롬비아, 이스라엘커피..
매일같이 커피를 입에 달고 살지만
아직 잠자는데 전혀 영향도 없고 (수면이 부족하면 부족했지..)
여전히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는 돈 아깝단 생각에 안심이 된다.
(반면에 오빠는 커피를 마시면 잠을 못 이룬다.
며칠전, 나와 균형을 맞춰 주느라 마신 자정커피 덕분에
새벽 4시까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다.)
특별한 취미가 아무것도 없던 내게
커피를 즐기게 된 것은 된장녀 이상의 의미가 있다.
오빠와 함께 무언가를 즐기는 꺼리로도 기쁘지만
커피를 마시러 찾아 오는 손님들에 대한 기대가 있다.
그것이 몸 또는 마음의 치유와 평안이든. 그것이 무엇이든간에..
내가 꿈꾸는 쉼터의 시작점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글. 온유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