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결혼식이 끝나고 아직도 잊히지 않는 것은
신랑신부의 입장이었다.
식이 시작하기 전까지 꽤 분주했지만 제법 여유가 있었다.
그런데 명경의 손을 잡고 하객들 사이로 입장을 하는데
주위에 박수치는 이들의 모습이 마치 꿈속을 걷는 것 같았다.
몇 년 동안 나는 나의 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누군가에게 축하 받는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겨울이었지만 꽤 따스했던 어느 생일날은 혼자서 강변을 걸었다.
중얼거리며 종일 기도했다.
생일도 어떤 기념일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여기 모인 하객들은
순전히 나를 축하해 주기 위해 발걸음 한 손님들이었다.
박수 소리를 지나 걸어가며 주님은 내게 말씀하셨다.
“사람들이 너를 위해 바쁜 주말 여기까지 온 발걸음을 생각해보렴.
사람들이 너를 사랑하는 것보다
내가 너를 더 사랑한단다.
내가 너를 이보다 더 사랑한단다.”
하객들의 박수 소리는 내게 아버지의 사랑이었다.
아버지의 질문에 더 크게 호응하고 싶어
신부에 대한 신랑의 외침에 그렇게 크게 반응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