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집에서 작업을 하던 나는
결혼을 하고 난 후, 작업할 시간이 부족해졌다.
이전까지는 집요할 정도로 작업시간을 확보해왔었다.
청소를 해야 하고, 몸을 씻고, 저녁을 먹어야 하는 우선순위들 중
늘 작업할 시간을 우선으로 둔 전형적인 워커홀릭(workaholic)이었다.
그래서 누군가와 여유롭게 저녁약속을 잡는 일도 거의 없었다.
몇 개월에 한 번씩 고향집에 내려갈 때 그나마 휴식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책상에 앉아 있는 지금,
작업은 둘째고 내 마음은 아내를 살피고 있다.
아내가 회사에서 야근을 해서인지 녹초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내게 물었다.
결혼 잘 한 것 같으냐고.
나는 솔직히 아내는 내 일에 있어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우리가 연애할 때 아내는 내가 하는 일에 지레 겁을 먹고
그만 만나자는 이야기를 한 적도 있었다.
내 일을 도울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라고 말이다.
작업의 동역에 대해서 아내에게 기대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지만 그 남은 부분,
오직 사랑하는 부분은 아내의 몫이다.
하나님은 결혼을 통해 내 부족함이 채워지길 원하셨나보다.
내가 부족한 것은 작업의 시간이 아니라 그 반대쪽이었던 것이다.
사랑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임무다.
“못난 남편이지만
최선을 다해 집안 살림 연습 중이니
최선을 다해 사랑해주세요.
사랑은 가만히 있는다고 사랑이 아니에요.
우리 최선을 다해 사랑해요.
(주님과 사람들을 위해)오래 참고
(말씀을 따라)온유하며 성(짜증)내지 아니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