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백화점 문화교실에서 사진을 강의하고 돌아왔습니다.
아줌마들을 데리고 사진을 가르치는 모습이 생각나서 푸훗 하고 웃었지요.
집으로 오는 길에 김가네김밥에서 제가 좋아하는 멸추김밥을 사왔습니다.
그걸로 점심을 후다닥 해치우고는
고대하고 고대하던 물놀이장에 갔습니다.
집 앞에서 5분거리에 있는데도 이제 처음 가보네요.
온유가 며칠 전부터 “바다”를 노래 부르는데
올해 여름은 소명이가 태어나면서 움직일 엄두를 내질 못했거든요.
날씨가 조금 시원해진 덕분에
도착한 물놀이장에는
사람 없이 텅. 하고 비어 있었습니다.
저는 소명이를 돌보고, 오빠와 온유만 물놀이장을 휘젓고 다녔지요.
물이 차서
아주 조금 놀다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주 조금 놀았는데도 피곤했던지 온유는 금새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오빠가 소명을 봐주는 동안
그동안 밀렸던 이것 저것 일들을 해봅니다.
그러면서 이것 저것을 생각해봅니다.
맡은자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라고 하는데
내게 맡겨진 사람들은 다들 잘 있을까?
속장으로 임명받아서 속회를 꾸리고 있지만
사실 소명이를 낳고 이 일들에 소홀했던 게 사실이거든요.
그래서인지, 지난 금요일 기도회에는 아무도 오질 않았더라구요.
제 기도가 부족한 것 같아서 괜한 자책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녁을 먹으며 오빠에게 다음주부터 새벽예배를 드리자고 말했습니다.
두 아이를 데리고 새벽 5시까지 교회 가는 게 쉽지 않는 일이겠지만
기도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생각이 내 안에 가득합니다.
언젠가 오빠가 사진으로
아프리카의 깡 마른 아이를 보여줬습니다.
그 아이는 배가 골아 그렇게 깡 말라 죽어가고 있는데
기도하지 않으면
나는 하나님과의 친밀함을 잃어버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영적인 몸이 그렇게 깡 말리 죽어가겠지요.
힘을 내려 한다고 내 바람대로 힘이 내어지진 않겠지만
내 마음의 소원이 그렇다면
그 소원을 응답하실 주님을 바라봅니다.
주님이 응답하시면 힘이 내어지겠지요.
모두들 화이팅^^
– 물놀이 동영상이 재밌는데, 옮겨지지가 않네요 ㅎㅎ
사진은 모두 아이폰